젊은 시절의 글(블랙리스트?)

한나라당이나 열린우리당이나 그 성향이 크게 다르지 않다!

우암(雨庵) 2018. 3. 13. 21:33
2005.07.29 11:42


난 노대통령을 좋아한다 그래서 그의 선택을 이해하기 위해서 그가 처한 상황을 살펴보고 그의 연정 의도의 행간을 나 나름대로 정리해 본다.

첫번째 인식, 한나라당이나 열린우리당이나 그 성향이 크게 다르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 즉 우리나라 정당은 이념정당이 아니라 권력을 위해서 모인 이합집산의 모임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 이합집산의 룰은 지역이라는 것이다. 사실 이 인식은 이번 연정 제안의 가장 기본이 되는 인식인 것 같다. 그 동안 열린 우리당이 보여준 개혁이란 많은 분들이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진전이 별로 없다. 야대여소인 현재뿐만 아니라 여대야소였던 과거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였다. 왜일까? 그건 열린 우리당 내의 면면이 개혁지향적이지 않고 권력지향적이기 때문이 아닐까? 또한 한나라당에 몸담고 있는 모두가 수구 보수 꼴통 들은 아니다. 그들 역시 보수지향적이 아니라 권력지향적이다. 정치인이 권력지향적인 것은 당연하지만 자기의 이상을 정치를 통해 펼쳐보기 보다는 권력을 잡기위해 모인 집단이 현재 한국의 정당이라고 하면 지나친 과장일까? 가치의 전도다.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격이다. 한나라당은 보수라고 자칭한다. 보수에게는 국가 민족 애국 등의 개념이 매우 중요한 개념이다. 그런데 한나라당 인사들 및 친인척의 군대 문제를 보면 이들에겐 개인적인 이익이 중요하지 보수의 가치가 중요하지 않다. 이러한 것은 열린우리당에게도 마찬가지이다. 개혁 진영이라면 기존의 가치를 부정하면서 자유를 이야기해야 맞지만 오히려 민족 통일 등 보수주의자들이 주장함 직한 내용들의 주장을 하고 있다. 즉 두 정당 모두 그 색에서 별반 차이가 없다. 대구 사람들이 보수적이라 한나라당을 뽑고 광주사람들이 자유주의적이라 열린우리당을 뽑지 않는다. 그들의 판단은 많은 부분 지역주의 및 상대 지역의 지역주의에 대한 반감에 기초하는 것은 아닐까? (해방 전후의 대구는 '작은 모스코바'라고 불릴 정도로 개혁적(?)이었다고 한다.)

두번째 인식, 지역주의때문에 국가 시스템의 효율이 매우 크게 떨어진다는 것이다. 한나라당 내에는 그런대로 쓸만한 인사들도 있지만 당의 지역적인 정체성으로 인하여 그들의 능력이 국가를 위해서 발휘되기 보다는 지역 대 지역 구도의 반대를 위한 반대에 소모되고 있다. 또한 이런 반대를 위한 반대는 추후 권력을 잡아 보려는 집단에 의해서 확대 재생산되면서 현 정권의 흔들기로 이어져서 제대로 된 정책조차 펼치기가 어렵다. 따라서 이들이 현 정권 내로 흡수되면 소모적인 반대보다는 생산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그룹으로 혹은 리더로 흡수를 한다면 국무총리 자리를 내주어도 좋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 과거에 한나라당이 열린우리당이라면 결사반대한 까닭은 권력의 독점에 있다. 한나라당 면면이 인간적으로 되먹지 못해서가 아니다.(그렇다고 한나라당 사람들이 다 준수한 인물이라는 것은 아니다.) 그들에게 주어진 룰이 그렇기 때문이다. 현재 구조상 정부 및 유관기관의 인사 문제에서 여당이 독식하는데, 권력에 관심이 많은 소외된 정치인이라면 배아플 것은 인지상정이다. (경상도 지역에서는 전라도 인사들이 정부의 노른자위를 독식했다는 비난이 사실관계와 무관하게 회자했고 많은 경상도 사람들은 이에 분개했다.) 노대통령이 지적한 바와 같이 한나라당을 지지하는 국민도 30~40% 된다면 그에 걸맞게 권력이 배분되어야 한다. 문제는 노대통령을 지지했던 많은 사람들이 한나라당을 수구 꼴통으로 보고 있고 그 때문에 권력을 나누어 준다는 말에 알레르기적인 반응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나라당이나 열린우리당이나 색채나 인물에서 고만고만하다면 퇴행을 위한 연합이 아니라 건전한 정책 결정을 위한 연합이라면 그도 괜찮은 것 아닌가? 장외에서 야지를 놓기 보다는 장내의 자리를 마련해 주고 건전한 정책 경쟁을 시키면 오히려 생산적이지 않을까? 보수적(?) 이라는 신문이 개거품을 물 이유도 없어지는 것은 아닐까? 아마도 그래서 총리자리를 준다고 한 것은 아닐까?

노무현대통령은 실용주의자란 생각이 든다. 국민의 입장에서 최적시스템이란 무엇인가를 고려한 듯하다. 혹은 본인의 입장일 수도 있다. 그저 하나 더 기대한다면 대통령의 우직한 진정성 뿐만 아니라 여우 같은 영악함도 있어서 의도하신 바를 잘 이루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