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 게임에 대한 분석
우암은 써바이벌 게임 관련 영화를 싫어한다.
그러나 오징어 게임은 써바이벌 게임의 잔혹함을 훌쩍 뛰어 넘어서는 통찰이 있어 보인다.
우암은 이 영화의 감독인 황동혁씨가 불교를 깊이있게 공부했던 분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런데 언론이 소개하는 기사들은 황 감독이 보여주고 싶어하던 내용을 지적하기 보다는
이 드라마가 외국에서 호평을 받는다는 '국뽕'에 취해있는 것 같았고
구체적인 드라마 분석은 찾아 볼 수가 없었다.
그래서 우암이 이 드라마 분석을 시도해 본다.
먼저 우암은 오징어 게임을 볼 생각이 별로 없었다. 왜냐하면 써바이벌 게임 류의 작의적인 영화를 싫어하니까.
특히 드라마의 밑 밥이 깔리는 1화에서
이정재가 겪는 비참함이 보기 싫어서
1화를 보다가 끄고 한 동안 보지를 않고 있었다.
그런데 이 드라마의 인기가 매우 높다고 해서
보기 싫은 부분(잔인하고 선정적이고 난처한 장면)을 건너 뛰면서 2화, 3화를 보게 되었다.
회를 거듭할 수록 잔인함 혹은 적나라함에 적응되어서인지 보는데 무리는 없었다.
0. 동그라미 세모 네모
우리의 한계를 보여주려는 황감독의 발상 아닐까?
동그라미 네모 세모는 2차원적인 형상이다.
즉 2차원인 제한된 시각으로만 바라다 보는 우리들의 모습이란 말이다.
제한되지 않은 시각이란 무엇인가?
삼차원의 입체적 형상일 것이다.
더 나아가서는 시공간 전체를 바라다 보는 것이다.
이를 불교에서는 숙명통(전생을 아는 것)과 천안통(행위의 결과를 아는 것)이라 한다.
그렇다고 불교는 '미래가 정해져 있다'는 운명론을 말하지는 하지는 않는다.
세존께서는 미래는 바꿀 수 있으니 최선을 다 하라고 가르침을 주신다.
1. 게임의 순서는 인간 문명의 발달(?)을 보여 준다.
황 감독은 어린이 놀이에 나타나는 인간 행동 방식의 원형을 잘 살렸으며 그 순서를 절묘하게 배치했다.
게임의 순서는 다음과 같다.
-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 달고나 게임
- 줄다리기 (단체 게임)
- 구슬치기 (2인 1조 서바이벌 게임)
- 징검다리 건너기 게임. (선택의 게임)
- 오징어 게임
이 각 게임마다 감독은 시청자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했다고 우암은 생각한다.
- 죽음이란 무엇인가?
- 어떻게 살아 남아야 하는가?
- 민주주의(다수결 원칙)는 정당한가?
- 국가란 무엇인가?
- 종교란 무엇인가?
- (내게 도움이 된다고 믿던 아끼는) 사람들과의 관계는 어떻게 변하는가?
- 인생에서 홀로 할 수 밖에 없는 선택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 어떻게 인생을 사는 것이 과연 행복할 것인가?
우암은 황 감독을 천재적이라고 생각하는데
그 이유는 이런 묵직한 철학적인 내용을 써바이벌 게임에 담아냈기 때문이다.
또한 이정재의 고향으로 나오는 쌍문(雙門)동이란 동네 이름을 이용해서
인생에서 두개의 문(쌍문) 중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를 묻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2. 게임- 우리가 마주한 인생
첫번째 게임은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였다.
이 게임을 보면서 사람을 죽이는 것이 너무 쉽게 표현되어서 '뭐 이렇게 영화를 만들었어?' 라는 생각이 들었었다.
그러나 드라마를 보면 볼 수록 이 부분은
'죽음'이란 인간에게는 '피할 수 없는 숙명'이라 점을 강조하려고 이러한 잔인한 설정을 넣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체개고 sabbe saṅkhārā dukkha)
인간들이 법칙(룰)을 위배해면 손쉽게 죽어간다. 법칙이란 전염병이 될 수도 있고 사고일 수도 있으며 늙어 죽을 수도 있다.
그러나 룰만 잘 지키면 이런 위험을 벗어날 수도 있다.
두번째 게임은 달고나 게임이다.
살아 남기 위해서는 초기에 주어지는 선택도 중요하고 (어떤 달고나를 부여 받을 것인가?)
또한 주어진 달고나의 형태를 받고 그걸 헤쳐나가는 개인기도 중요하다.
즉 인생이란 개인적으로 어떤 가문(환경)에 태어나냐도 중요하고 또한
주어진 문제를 어떻게 풀어가느냐도 중요하다는 것이다.
세번째 게임은 단체 게임인 줄다리기 게임이다.
줄다리기란 힘센 자가 모든 것을 지배하는 것처럼 보이는 약육강식의 세계이다.
또한 구성원의 운명이 동일한 운명 공동체이다.
그렇다고 해서 구성원들 힘의 합이 그 단체(국가)의 힘은 아니다.
각 단체의 전략에 따라서 구성원들 힘의 합이 약해도 그 힘이 강한 팀을 이길 수도 있다.
네번째 게임은 구슬치기이다.
앞 경기에서 구성원 간의 협동이 중요했으므로
2인 1조 게임인 구슬치기 게임에서는 각 구성원이 자신에게 가장 도움이 되었던 사람을 찾아 한 팀이 되었다.
그런데 게임 내용이 팀 내 써바이벌이었다.
즉 도움이 되리라고 믿던 사람(깜보-영화에는 깜부라고 나온다)과 경쟁을 해야하는 것이었다.
(이것은 황 감독이 게임 규칙을 얼마나 치밀하게 배치했는지를 보여주는 부분이다.-우암도 이 부분에서 감독에게 속아넘어갔다.^^)
이 게임에서는 깜보 사이에 살아남기 위한 사기가 횡횡한다. 마치 우리의 인생과 같이...
다섯번째 게임은 유리로 된 징검다리 건너기 게임이다.
다리는 두 줄로 되어 있으며 각 줄에는 18개의 유리가 놓여있다.
그런데 평행하게 놓여진 유리는 각각 강화유리와 일반 유리로 되어있다.
따라서 한 칸 씩 18번을 선택하며 전진해야 하는데,
그 때 마다 강화유리가 선택되었다면 살아 남지만 일반 유리를 밟으면 죽게 된다.
이는 마치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면서 내리는 선택과 같다.
앞 사람이 건너간 강화 유리를 기억해야 하며,
내가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어떤 기준으로 선택을 해야 하는가?
우리는 과연 어떤 길을 갈 것인가?
또 하나 재미있는 점은 유리의 갯수가 18장이라는 것이다.
불교적으로 이야기 하자면 6근 6경 6식 즉 18계 (안이비설신의 색성향미촉법 안식 이식 비식 설식 신식 의식)이다.
불교는 (인생의) 모든 것(일체법 sabbedhammā)을 18계로 보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우암은 황감독이 불교를 깊이있게 공부했던 분이 아닐까 생각한다.
즉 인생이란 18계에서의 선택에 연속이란 말이다.
여섯번째 오징어 게임에 대해서 우암은 말을 아끼려 한다.
과연 '나를 위하는 것'은 무엇일까?
이 게임을 좀 과하게 해석하자면 "'무아'란 무엇일까?"하는 알음알이로 까지 볼 여지가 있다.
하지만 그러한 분석을 우암이 진행하게 된다면 보지 않은 분께는 스포일러가 될 것이다.
황감독의 결말을 우암은 생각하지 못했었다. 우암이 아직 하수란 생각이 든다.^^
3. 기타 사항 및 결론
이런 게임의 진행 과정 중에
다양한 인물들이 어떻게 사건에 대처하는 지에 대한 모습이 그려지는데
예를 들자면 종교에 대해서도 나온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에서 종교가 탄생했으며,
그 두려워하는 자는 필연적으로 주어진 죽음이란 모순에 대해서는 생각해 보지 않는다.
사람들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해서 고민한다. 자본 주의 사회에서는 추구하는 것이 부와 권력일 것이다.
그런데 왜 시스템이 이런지에 대해서는 질문하지 않는다. 아마도 질문해봤자 답이 나오지 않는다고 생각하니까...
여러모로 다양한 주제에 대해 깊이있게 되돌아 보게 만드는 아주 잘 만들어진 추천하고 싶은 드라마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