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참회(懺悔)입니다.
懺 뉘우칠 참
悔 뉘우칠 회
말 그대로 뉘우침입니다.
이 생의 잘못에 대한 뉘우침 뿐 만 아니라 전생을 포함해서
이 몸이 '나'인줄 알고 저지른 삼세에 걸친 탐진치 삼독심에 대한 뉘우침입니다.
육근의 사랑스럽고 매력적인 감각에 끌려 저질렀던 신구의 삼업에 대한 뉘우침입니다.
육조스님께서는 진정한 참회란 '무념'이라고 알려주십니다.
이는 천수경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납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이 순간' 입니다.
그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글을 쓰다가 보니 육조 스님의 단경을 차례로 설명하게 되네요.
이 육조 단경은 성철 스님의 돈황본 번역을 근간으로 해서
제가 생각한 바를 조금 더하거나
성철스님과 제 이해가 다른 경우에는 성철 스님의 번역을 빼거나 고치거나 한 것입니다.
내용에 잘못이 있다면 당연히 제 몫입니다. _()_
저는 초기 경전인 니까야를 기본으로 경전 공부를 했기 때문에
참회라는 단어를 니까야에서 찾아보려 했는데
제 실력이 부족해서 인지
초기경전에는 참회에 대한 말씀이 많지가 았았습니다.
포살일(uposatha, posatha 초하루와 보름날 승가가 모여서 계를 외우는 의식을 하는 날)에
당연히 해야 하는 것이 자신의 잘못을 참회했다고 보여집니다.
초기경전에서는 세존께서 당신이 수행을 하면서 잘못을 저지른 것이 있는 지를 대중 스님들께 묻는 장면이 나옵니다. (아쉽게 어느 경전인지를 기록해 두질 않았습니다. ^^ 나중에 찾으면 밑에 첨부할 것입니다.)
그만큼 세존께서는 '민주적'이시고 '탈권위적'이셨습니다.
이러한 경이로운 모습은 열반을 성취하신 분의 당연한 모습입니다. _()_
저는 그래서 부처님을 존경할 수 밖에 없더군요.
한국 불교에서는 참회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시죠.
예를 들어서 천수경을 보면
참회를 하기 위해서
참회게(懺悔揭) - 참제업장십이존불(懺除業障十二尊佛) - 십악참회(十惡懺悔) - 참회진언(懺悔眞言)
의 순서로 경이 전개됩니다.
이중 참제업장십이존불(懺除業障十二尊佛)은 대승의 개념으로 보입니다. 다양한 부처님께서 등장하십니다. 물론 이런 개념은 초기불교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개념입니다. 여기에 나타나는 12부처님이란 아마도 우리 마음에 갖추어진 덕성의 표현이라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덕성이 드러나서 내 존재의 잘못을 뉘우치고 참회를 할 수 있도록 나투어 달라는 것으로 보입니다.
십악참회는 초기경전에서도 참회라는 개념은 빠진채로 십악업으로 나타납니다.
살생- 도둑질- 음행- 망어(거짓말)- 기어(꾸며서 아첨함)- 양설(이간질)- 악구(욕)- 간탐(욕심)- 진에(성냄)- 치암(어리석음)
그리고 십선업도 나타나는데 그것은 바로 십악업을 범하지 않는 것입니다.
초기경전에서는 치암을 잘못된 견해(사견)이라 표현하는데 내용 상 차이가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M9 올바른 견해의 경 (Sammādiṭṭhisutta)
§7 악하고 불건전한 것들 : 십악업(十惡業)
pānâtipātā (살) 몸으로 짓는 악업
adinnâdāna(도) 몸으로 짓는 악업
kāmesu-micchâcāra(음) 몸으로 짓는 악업
musā vāda (false speech 거짓말) 입으로 짓는 악업
pisuṇa vācā(양설) 입으로 짓는 악업
pharusa vācā (악구) 입으로 짓는 악업
samphappalāpa vācā (frivolous chatter, 잡담) 입으로 짓는 악업
abhijjhā (간탐) 의(마노)로 짓는 악업
vyāpāda(진에) 의(마노)로 짓는 악업
micchā diṭṭhi (사견) 의(마노)로 짓는 악업
今旣發四弘誓願訖하니 與善知識으로 無相懺悔하야 滅三世罪障케 하리라.
금기발사홍서원글 여선지식 무상참회 멸삼세죄장
지금 이미 사홍서원 세우기를 마쳤으니 선지식들에게 무상참회를 하게하여 삼세의 죄장(죄와 장애)을 없애게 하리라.
訖 이를 흘, 이를 글 1. 거문고(우리나라 현악기의 하나) 1. 이르다, 도달하다(到達--) 2. 마치다 3. 그만두다
大師言하되
대사언
善知識아 前念後念及今念이 念念不被愚迷染하야
선지식 전념후념급금념 염념불피우미염
從前惡行을 一時永斷하야 自性에 若除하면 卽是懺悔요
종전악행 일시영단 자성 약제 즉시참회
前念後念今念이 念念不被愚癡染하야 除却從前矯誑心하라 永斷名爲自性懺이요
전념후념금념 염념불피우치염 제각종전교광심 영단명위자성참
前念後念及今念이 念念不被疸妬染하야 除却從前疾妬心하라
전념후념급금념 염념불피달투염 제각종전질투심
自性에 若除하면 卽是懺이니라. (已上三唱)
자성 제각 즉시참 (이상삼창)
대사께서 말씀하셨다.
선지식들아. 과거의 생각과 미래의 생각과 현재의 생각이 생각마다 어리석음과 미혹에 물들지 않고,
지난날의 나쁜 행동을 일시에 영원히 끊어서 자기의 성품에서 없애버린다면 이것이 곧 참회니라.
과거의 생각과 미래의 생각과 현재의 생각이 생각마다 어리석음과 미혹에 물들지 않고 지난날의 바로잡으려거나 속이는 마음을 없애도록 해라. 영원히 끊음을 이름하여 자성의 참회라 한다.
과거의 생각과 미래의 생각과 현재의 생각이 생각마다 질투에 물들지 않아서 지난날의 질투하는 마음도 없애도록 하라.
자기의 성품에서 만약 없애버리면 이것이 곧 참회니라.
(이상 세 번 부름)
被 입을 피 1. (옷을)입다 2. 당하다(當--) 3. 씌우다, 덮다 4. 미치다, 닿다
矯 바로잡을 교 1. 바로잡다 2. 굳세다, 씩씩하다 3. 억제하다(抑制--) 4. 속이다 5. 거스르다, 위배하다
誑속일 광 1. 속이다 2. 기만하다(欺瞞--) 3. 호리다
疾 병 질 1. 병(病), 질병(疾病) 2. 괴로움, 아픔 3. 흠, 결점
妬 샘낼 투 1. 샘내다 2. 강샘하다(지나치게 시기하다) 3. 시기하다
제 이해
영원히 끊어 버릴 것으로 從前의 惡行, 矯誑心, 疾妬心을 드셨다. 從前이란 ‘과거의’라고 생각해 볼 수도 있고 전생에 따르는 업보로서의 마음(습기)으로 보아도 될 듯하다. 악행이나 질투심이야 그럴 수 있다고 보이는데 교광심 번역에 고심을 했다. 교란 바로잡을 교이다. 물론 속이다란 뜻도 있다고 한다. 하지만 바로잡다란 말로 번역하였다. 교광이란 (잘못된 것을, 악행을) 바로잡으려는 마음 혹은 속이려는 마음으로 본 것이다. 나는 이것을 지나간 과거 전생에 대한 후회로 보았고 이것은 곧 집착으로 본 것이다. 이렇게 보다 보니 惡行, 矯誑心, 疾妬心의 배열은 생각 없이 나열한 것이 아니라 가르침을 주시려는 의도를 갖고 배열한 것으로 보인다. 악행이야 악행이고 그것에 대해 바로잡으려는 마음 혹은 숨기려는 마음이 있고 또 남이 잘못된 것에 대해서는 별로 끌리지 않겠지만 남이 잘 되는 것에 대해서는 질투심이 일어날 것이다. 이러한 전생에 대한 집착을 경계하신 것으로 보인다.
善知識아 何名懺悔오
선지식 하명참회
懺者는 終身不作이요 悔者는 知於前非니
참자 종신부작 회자 지어전비
惡業을 恒不離心하면 諸佛前에 口說無益이라
악업 항불이심 제불전 구설무익
我此法門中엔 永斷不作이 名爲懺悔니라.
아차법문중 영단부작 명위참회
선지식들아. 무엇을 이름하여 참회라고 하는가?
참(懺)이라고 하는 것은 몸이 다할 때까지 (업을) 짓지 않는 것이요, 회(悔)라고 하는 것은 (우리가 관심을 가질 것이) 전생이 아니라는 것을 아는 것이다.
나쁜 업이 항상 마음에서 떨어져 있지 않다면, 모든 부처님이 앞에 계셔서 말로 가르침을 펴 주신다 해도 이익이 없느니라.
내가 이 법문을 하는 가운데에서도 영원히 끊어서 (업을) 짓지 않음을 이름하여 참회라 하느니라.
제 이해
참회란 과거의 잘못을 알아 더 이상 짓지 않음! 전생에 매이지 말 것!
懺 뉘우칠 참, 뉘우칠 천 1. 뉘우치다 2. 회개하다
悔 뉘우칠 회 1. 뉘우치다 2. 스스로 꾸짖다 3. 한이 맺히다 4. 분하게 여기다
참회게(懺悔揭) (보현행원품)
개유무시탐진치(皆由無始貪瞋痴) 모두가 탐내고 화내고 어리석음으로 인해
종신구의지소생(從身口意之所生) 몸과 말과 뜻을 따라 생겨난 것이니
일체아금개참회(一切我今皆懺悔) 내 이제 그 모두를 참회 하옵니다
보광왕화염조불(寶光王火炎照佛)
일체향화자재력왕불(一切香火自在力王佛)
백억항하사결정불(百億恒河沙決定佛)
진위덕불(振威德佛)
금강견강소복괴산불(金剛堅强消伏壞散佛)
보광월전묘음존왕불(普光月殿妙音尊王佛)
환희장마니보적불(歡喜藏摩尼寶積佛)
무진향승왕불(無盡香勝王佛)
사자월불(獅子月佛)
환희장엄주왕불(歡喜莊嚴珠王佛)
제보당마니승광불(帝寶幢摩尼勝光佛)
보배스러운 (지혜의) 빛을 비추어 (업장을) 소멸하는 부처님
일체의 (진리의) 향을 피우시는 자재한 부처님
수없는 윤회를 결정하신 부처님
진실로 위엄과 덕을 갖추신 부처님
금강과 같이 굳고 강하여 (죄업을) 부수어 흩트리는 부처님
널리 빛을 달 같이 비추어 신묘한 가르침을 주시는 부처님
기쁨을 갖추시고 지혜가(摩尼寶) 끝이 없는 부처님
마르지 않는 진리의 향을 내는 부처님
사자처럼 위용이 있는 지혜로운 부처님
기쁨으로 (삼계를) 장엄 하시는 부처님
임금의 보배 당(마군을 굴복시키는 표지)처럼 승리의 지혜의 빛인 부처님
투도중죄금일참회(偸盜重罪今日懺悔) 도둑질한 무거운 죄 오늘 참회합니다.
사음중죄금일참회(邪淫重罪今日懺悔) 음행한 무거운 죄 오늘 참회합니다.
망어중죄금일참회(妄語重罪今日懺悔) 거짓말한 무거운 죄 오늘 참회합니다.
기어중죄금일참회(綺語重罪今日懺悔) 아첨한 무거운 죄 오늘 참회합니다.
양설중죄금일참회(兩舌重罪今日懺悔) 이간질한 무거운 죄 오늘 참회합니다.
악구중죄금일참회(惡口重罪今日懺悔) 욕을 한 무거운 죄 오늘 참회하옵니다.
탐애중죄금일참회(貪愛重罪今日懺悔) 탐욕을 낸 무거운 죄 오늘 참회합니다.
진에중죄금일참회(瞋恚重罪今日懺悔) 화를 낸 무거운 죄 오늘 참회합니다.
치암중죄금일참회(痴暗重罪今日懺悔) 어리석은 무거운 죄 오늘 참회하옵니다.
일념돈탕진(一念頓蕩盡) 한 생각에 담박 소멸되어
여화분고초(如火焚枯草) 마른 풀이 불태워 지듯이
멸진무유여(滅盡無有餘) 모두 사라져 남김없게 되기를
심약멸시죄역망(心若滅時罪亦亡) 만약 마음이 사라지면 죄도 또한 없어지네
죄망심멸양구공(罪亡心滅兩俱空) 마음이 사라져 죄가 없게되면 둘 모두 공해지리니
시즉명위진참회(是則名爲眞懺悔) 이것이 곧 진정한 참회라 이름한다네
(아! 모든 지혜가 깨달은 중생에게서 이루어지이다!)
천수경에서도 육조단경에서와 마찬가지로
참회에 대해서 동일한 개념을 말씀해 주시고 있다.
지난날의 나쁜 행동을 일시에 영원히 끊어서 자기의 성품에서 없애버린다면 이것이 곧 참회니라.'
시즉명위진참회(是則名爲眞懺悔) 이것이 곧 진정한 참회라 이름한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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