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시절의 글(블랙리스트?)

수능 등급제의 문제점

우암(雨庵) 2018. 3. 13. 22:32
2007.12.14 16:12


고3 아이를 가진 학부모로서

수능 등급제의 문제가 심각하다고 판단해서 글을 써 본다.

 

수능 등급제를 실시한 취지는 이해 한다고 치자.

그렇다 하더라도 수능 등급제를 실시하는 데는

중요한 이해 당사자의 의견이 빠져 있다.- 수험생 및 학부모의 의견이다.

이 부분이 가장 불쾌하다.

어떻게 보면 수험생과 학부모의 의견은 철저하게 배제된 상태에서

관료들, 학원, 학교 선생, 대학들의 '이권'만 고려되었고

그들이 만들어 놓은 틀에 수험생이 그걸 맞추느라 정신없는 형국이다.

 

수능 등급제가 정착되기 어려운 이유는 대학의 서열화 때문이다.

현실적으로 대학은 서열화되어 있다. 서울대, 연대, 고대 등등

그래서 수험생들에게는 가고 싶은 학교가 분명하게 존재한다.

그런데 관료들께서 대학의 서열화는 문제가 있다며 이를을 깨버리겠다면서

학생들의 수능성적을 등급으로 만들어서

성적순으로 줄세우기를 판단할 수 없게 만들어 놓았다.

수능성적이란 전국 단위로 보는 시험이고 학교간 차이도 없는

어찌보면 지극히 평등한 시험인데 그 결과를 누구도 알 수 없게 만들어 놓은 것이다.

 

가고 싶은 학교는 뻔히 있는데, 대학에 대한 선호도도 분명하게 있는데

그리고 학생들은 시험을 봤는데 그래서 등급을 받았는데

도대체 수험생과 학부모가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게 해 놓은 것이다.

학교 선생님들도 대학마다 전형방법 다르고 복잡한 입시제도 때문에

아이들에게 맞춤형 진학 지도가 어렵다.

이렇다 보니 '의도하신 대로' 입시학원 컨설팅은 돈을 벌게 되었다.

 

또한 학생을 선발하는 대학 입장에서도

엄청난 동점자가 발생하니 이를 구별하기 위해서

결국 '논술시험'이란 시험을 들고 나왔다.

그러고 보니 또 학교에서는 논술을 지망 학교별로 지도할 수도 없고...

그러니 또 '의도하신 대로' 입시학원이 돈방석에 앉게 되었다.

 

이러한 와중에 학생과 학부모들은 한치의 손해도 볼 수 없다면서

우왕좌왕 학원을 전전하고 있다

 

노무현 정부가 만약 대학서열화를 깨버리고 싶었다면,

대학의 질을 높이는 작업에 집중해서

어느 대학을 가도 자기가 원하는 교육을 받을 수 있게 했어야 한다.

이것이 진정한 대학 서열화를 종식시키는 방법이 아닐까?

 

도대체 고등학교에서 배운 지식이 뭐 그렇게 중요하다고 이 난리인지.

돌이켜보면 고등학교에서 배운 지식이 내 삶에서 차지한 비중은

거의 없는 것은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문제는 대학이 중요한데 과연 대학교육은 잘되고 있는 건지....

 

그런데 대학의 수준을 높이려는 노력보다는

입시에서 등급제라는 이상한 제도를 도입해서

'의도된' 부작용을 일으켜서 몇몇 업자들만 배터지는 것은 아닐까?

그 와중에 학생과 학부모는 대 혼란을 겪는 것은 아닐까?

 

노무현씨가 '나의 의도는 좋았다...' 운운하는 것은 더 이상 듣기 싫다.

국민이 노정권에게 정부를 5년간 맡겼을 때는

현명한 판단으로  국민의 마음을 편하게 달라는 것이다.

 

아마추어리즘, 무능이 아니라 짜고치는 고스톱이 아닐까?

그리고 그걸 무능으로 포장하는 것은 아닐까?

 

아무리 이명박씨가 대통령 감으로 부족한 면이 많다고 해도

그의 지지가 떨어지지 않는 이유는 이런데 있는 것은 아닐까?

 

과연 고3 학부모들 중에 누가 이런 정부를 지지하겠느냐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