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귀의를 설명하시고는
육조스님께서는 마하반야바라밀의 의미를 가르쳐주신다.
삼귀의를 통해서 우리가 지향하는 곳이 어디인지에 대한 말씀을 주신 것이다.
마하란 매우 크다는 의미인데 그 이유는 만법귀일(萬法歸一)이기 때문이다.
육조께서는 다음과 같이 일러주신다.
'모든 사람과 사람 아닌 것과 악함과 착함과 악한 법과 착한 법을 보되
모두 다 버리지도 않고, 그에 물들지도 아니하며 마치 허공과 같으므로 크다고 하나니, 이것이 곧 큰 행이니라.'
반야는 다음과 같이 정의 내려주신다.
'모든 때에 있어서 생각마다 어리석지 않고 항상 지혜를 행하는 것을 곧 반야행'
바라밀은 '저 언덕에 이른다.'는 뜻이라고 알려 주시면서 이 언덕과 저 언덕을 설명해 주신다.
경계에 집착하면 생멸이 일어나서 물에 파랑이 있음과 같나니 이는 곧 이 언덕이요,
경계를 떠나면 생멸이 없어서 물이 끊이지 않고 항상 흐름과 같나니 곧 저 언덕에 이른다고 이름하며, 그러므로 바라밀이라고 이름하느니라.
14. 性 空 (성공: 성품이 빔)
今旣自歸依三寶하니 惣各各至心이라 與善知識으로 說摩訶般若波羅蜜法하리라
금기자귀의삼보 총각각지심 여선지식 설마하반야바라밀법
善知識아 雖念이나 不解라 惠能與說하리니 各各聽하라
선지식 수념 불해 혜능여설 각각청
지금 이미 삼보에게 스스로 귀의하여 모두들 지극한 마음들일 것이니 선지식들을 위하여 마하반야바라밀법을 설하리라.
선지식들아. 비록 마하반야바라밀법을 생각은 하나 알지 못하므로 혜능이 설명하여 주리니, 각각 잘 들으라.
至 이를 지 1. 이르다, 도달하다(到達--) 2. (영향을)미치다 3. 과분하다
摩訶般若波羅蜜者는 西國梵語니 唐言에 大智惠彼岸到라
마하반야바라밀자 서국범어 당언 대지혜피안도
此法은 須行이요 不在口念이니
차법 수행 부재구념
口念不行하면 如幻如化요
구념불행 여환여화
修行者는 法身과 與佛로 等也로다
수행자 법신 여불 등야
마하반야바라밀이란 서쪽 나라의 범어이다. 당나라 말로는 '큰 지혜의 은혜로 저 언덕에 이른다는 뜻이니라.
이 법은 모름지기 시행할 것이요 말하고 생각하는데 있지 않다.
말하고 생각만 하고 실행하지 않는다면 환상과 같고 허깨비와 같으나,
닦고 행하는 이는 법신과 부처와 같으니라.
혜능스님께서는 (혹은 돈황본에서는) 혜가 지혜 혜(慧)가 아닌 은혜 혜(惠)자를 사용하신다.
何名摩訶오
하명마하
摩訶者는 是大니 心量이 廣大하야 猶如虛空하나 莫空心坐하라
마하자 시대 심량 광대 유여허공 막공심좌
卽落無記空이니라
즉락무기공
어떤 것을 마하라고 하는가?
마하란 큰 것이다. 마음의 한량이 넓고 커서 허공과 같으나 빈 마음으로 앉아있지 말라.
곧 무기공에 떨어지느니라.
제 이해:
무기 공이란 '선정에 들어서 아무 생각없이 앉아있는 것'이란 뜻이다. 혜능 스님께서 무기 공에 대해 주의를 주셨기 때문인지, 참선을 할 때 무기공에 빠지면 안된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선정에 들었을 때는 심일경성(心一境性 citta-ekaggatā)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 초기경전인 니까야의 가르침이다. 지관쌍수(止觀雙修), 정혜쌍수(定慧雙修)란 바로 심일경성을 뜻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정(定)에 든 것이 지(止)이고 이는 생각이 멎은 것입니다. 그러나 깨어있는(觀) 것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 머무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 부분의 이해는 제게 아직 선명하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태국 불교에서는 선정이 오감이 끊어진 상태로 설명하는 경우를 들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설명에서는 지혜란 선정에서 나와서 선정 상태를 복기하면서 얻어진다라고 말씀하시는 것 같습니다. 육조스님의 무기공이란 '깨어있지 않고 오감이 멈춘 것을 뜻하지 않는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이 부분은 제 수행이 깊어져야만 해결이 날 것 같습니다.
虛空이 能含日月星辰과 大地山河와 一切草木과
허공 능함일월성신 대지산하 일체초목
惡人善人과 惡法善法과 天堂地獄하야 盡在空中하나니
악인선인 악법선법 천당지옥 진재공중
世人性空도 亦復如是니라
세인성공 역부여시
허공은 능히 일월성신과 대지산하와 모든 초목과
악한 사람과 착한 사람과 악한 법과 착한 법과 천당과 지옥을 그 안에 다 포함하고 있다.
세상사람의 자성이 빈 것도 또한 이와 같으니라.
性含萬法이 是大니 萬法이 盡是自性이라
성함만법 시대 만법 진시자성
見一切人及非人과 惡之與善과 惡法善法하되
견일체인급비인 악지여선 악법선법
盡皆不捨하며 不可染著하야 猶如虛空하야 名之爲大니 此是摩訶行이라
진개불사 불가염착 유여허공 명지위대 차시마하행
만법이 자성에 포함되는 것이 곧 큰 것이며 만법 모두가 다 자성인 것이다.
모든 사람과 사람 아닌 것과 악함과 착함과 악한 법과 착한 법을 보되
모두 다 버리지도 않고, 그에 물들지도 아니하며 마치 허공과 같으므로 크다고 하나니, 이것이 곧 큰 행이니라.
迷人은 口念하고 智者는 心行하니라
미인 구념 지자 심행
又有迷人하야 空心不思를 名之爲大하니 此亦不是로다
우유미인 공심불사 명지위대 차역불시
心量이 廣大어늘 不行하면 是小라
심량 광대 불행 시소
莫口空說하고 不修此行하면 非我弟子니라
막구공설 불수차행 비아제자
미혹한 사람은 입으로 외고 지혜 있는 이는 마음으로 행하느니라.
또 미혹한 사람은 빈 마음(空心)이란 생각할 수 없어서 그걸 크다고 하나, 이도 또한 옳지 않으니라.
마음의 한량이 넓고 크다 하여도, 행하지 않으면 곧 작은 것이다.
입으로만 공을 말하지 말라! 이 행을 닦지 않는다면 나의 제자가 아니니라.
15. 般 若 (반야)
何名般若오
하명반야
般若는 是智惠니 一切時中에 念念不愚하야 常行智惠가 卽名般若行이라
반야 시지혜 일체시중 염념불우 상행지혜 즉명반야행
一念愚하면 卽般若絶하고 一念智하면 卽般若生이어늘
일념우 즉반야절 일념지 즉반야생
心中常愚하되 自言我修로다
심중상우 자언아수
어떤 것을 반야라고 하는가?
반야는 지혜의 은혜이다. 모든 때에 있어서 생각마다 어리석지 않고 항상 지혜를 행하는 것을 곧 반야행이라고 하느니라.
한 생각이 어리석으면 곧 반야가 끊기고 한 생각이 지혜로우면 곧 반야가 나거늘, 마음 속은 항상 어리석으면서 '나는 닦는다'고 스스로 말하느니라.
般若는 無形相이니 智惠性이 卽是라
반야 무형상 지혜성 즉시
何名波羅蜜고 此是西國梵音이니 言彼岸到라
하명바라밀 차시서국범음 언피안도
解義하면 離生滅이니
해의 이생멸
著境하면 生滅起하야 如水有波浪하니 卽是於此岸이요
착경 생멸기 여수유파랑 즉시어차안
離境하면 無生滅하야 如水承長流하니 故卽名到彼岸일새 故名波羅蜜이니라
이경 무생멸 여수승장류 고즉명도피안 고명바라밀
반야는 형상이 없나니 지혜의 성품이 바로 그것이니라.
어떤 것을 바라밀이라고 하는가? 이는 서쪽나라의 범음으로서 '저 언덕에 이른다.'는 뜻이니라.
뜻을 풀이하면 생멸을 떠남이니,
경계에 집착하면 생멸이 일어나서 물에 파랑이 있음과 같나니 이는 곧 이 언덕이요,
경계를 떠나면 생멸이 없어서 물이 끊이지 않고 항상 흐름과 같나니 곧 저 언덕에 이른다고 이름하며, 그러므로 바라밀이라고 이름하느니라.
承 이을 승, 구원할 증 1. 잇다, 계승하다(繼承--) 2. 받들다 3. 받다, 받아들이다
迷人은 口念하고 智者는 心行하나니
미인 구념 지자 심행
當念時有妄하면 有妄은 卽非眞有요 念念若行이 是名眞有니라
당념시유망 유망 즉비진유 염념야행 시명진유
悟此法者는 悟般若法이며 修般若行이니
오차법자 오반야법 수반야행
不修卽凡이요 一念修行하면 法身과 等佛이니라
불수즉범 일념수행 법신 등불
善知識아 卽煩惱是菩提니 捉前念이 迷卽凡이요 後念이 悟卽佛이니라
선지식 즉번뇌시보리 착전념 미즉범 후념 오즉불
미혹한 사람은 입으로 외고 지혜로운 이는 마음으로 행한다.
지금 생각에 망상이 있으면 그 망상이란 곧 진실로 있는 것이 아니다. 생각생각마다 반야를 행한다면 이것을 진실이 있다고 하느니라.
이 법을 깨친 이는 반야의 법을 깨친 것이며 반야의 행을 닦는 것이다.
닦지 않으면 곧 범부요 한 생각 수행하면 법신과 부처와 같으니라.
선지식들아. 번뇌가 곧 보리니 앞 생각을 붙잡으면 미혹하여 곧 범부요, 뒷생각에서 깨달으면 곧 부처이니라.
若 같을 약, 반야 야 1. 같다 2. 어리다 3. 이와 같다 4. 좇다 5. 너 6. 만약 7. 및 8. 이에(及) 9. 바닷귀신(--鬼神) 10. 어조사(語助辭) 11. 성(姓)의 하나 a. 반야(般若: 만물의 참다운 실상을 깨닫고 불법을 꿰뚫는 지혜)
念念若行 是名眞有의 이해가 어렵다. 생각 생각마다 행을 한다면 이란 생각이 일어날 때 마다 수행을 한다? 그건 아닌 것 같다. 왜 만약이란 말을 붙였을까? 혹시 약행이 아니라 ‘야행’이 아닐까? 생각 생각마다 반야를 행한다면 즉 ‘사념처 수행을 한다면’으로 보아야 하지 않을까?
여전히 전념과 후념이란 개념이 나타난다. 전념을 원인으로 보고 후념을 지금 현재의 삶으로 보면 그 뜻이 통한다. 혹은 전념을 구념(口念)으로 보고 후념을 일념수행(一念修行)으로 볼 수도 있다. 이게 사념처 수행법이다.
善知識아 摩訶般若波羅蜜은 最尊最上第一이라
선지식 마하반야바라밀 최존최상제일
無住無去無來하야 三世諸佛이 從中出하야
무주무거무래 삼세제불 종중출
將大智惠到彼岸하야 打破五陰煩惱塵勞하니 最尊最上第一이니라
장대지혜도피안 타파오음번뇌진로 최존최상제일
讚最上하야 最上乘法을 修行하면 定成佛하야 無去無住無來往하나니
찬최상 최상승법 수행 정성불 무거무주무래왕
是는 定惠等하야 不染一切法일새
시 정혜등 불염일체법
三世諸佛이 從中變三毒하야 爲戒定惠니라
삼세제불 종중변삼독 위계정혜
선지식들아. 마하반야바라밀은 가장 높고 가장 으뜸이며 제일이라,
머무름도 없고 가고 옴도 없지만 삼세의 모든 부처님이 다 이 가운데로부터 나왔다.
문득 큰 지혜로써 저 언덕에 이르러 오온의 번뇌와 진로를 쳐부수나니, 가장 높고 가장 으뜸이며 제일이니라.
가장 으뜸임을 찬탄하여 최상승법을 수행하면 결정코 성불하여, 감도 없고 머무름도 없으며 내왕 또한 없다.
이는 정과 혜가 함께 하여 일체법에 물들지 않음이라.
삼세의 모든 부처님이 이 가운데서 삼독을 변하게 하여 계·정·혜로 삼느니라.
善知識아 我此法門은 從八萬四千智惠하나니 何以故오
선지식 아차법문 종팔만사천지혜 하이고
爲世有八萬四千塵勞니 若無塵勞면 般若常在하야 不離自性하니라
위세유팔만사천진로 약무진로 반야상재 불리자성
선지식들아. 나의 이 법문은 팔만 사천의 지혜를 좇느니라. 무엇 때문인가?
세상에 팔만 사천의 진로가 있기 때문이다. 만약 진로가 없으면 반야가 항상 있어서 자성을 떠나지 않으리라.
悟此法者는 卽是無念이라
오차법자 즉시무념
無憶無著하야 莫起誑妄하면 卽自是眞如性이라
무억무착 막기광망 즉자시진여성
用智惠觀照하야 於一切法에 不取不捨하나니 卽見性成佛道니라.
용지혜관조 어일체법 불취불사 즉견성성불도
이 법을 깨친 이는 곧 무념이니라.
기억과 집착을 떠나니 거짓되고 허망함을 일으키지 않으며 이것이 자성 곧 진여의 성품이다.
지혜로써 비추어 보고 모든 법을 취하지도 아니하고 버리지도 않으면 곧 자성을 보아 부처님 도를 이루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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