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래 십력이란 이와 같이 가신 분(여래)께서 가지고 있는 열 가지 능력을 뜻한다. 또한 육신통이란 수행 과정에서 나타나기도 하는 보통 사람에게서는 찾을 수 없는 능력이다. 이런 측면에서 본다면 여래 십력과 육신통은 통하는 바가 있다. 특히 삼명 즉 숙명통, 천안통, 누진통은 겹쳐진다.수행 과정에서 나타나는 이러한 능력에 대해서 분명한 이해가 있어야 수행에 대한 엉뚱한 오해를 잠재울 수 있다. 어떤 이들은 보통 사람들이 갖지 못한 능력을 획득해서 남보다 우월해 지려고 수행을 하기도 한다. 혹은 수행 중에 남이 갖지 못한 능력이 발현되어 그 맛에 도취되어 수행이 망가지기도 한다. 따라서 이러한 ‘능력’이란 무엇이고 어떻게 발현되는 지를 알아야 비로서 그런 오해에서 풀려나고 올바른 수행을 이어 나갈 수 있으리라. (이 글은 제 이해지 체험이 아닙니다.)
제가 생각해 본 육신통이란 삼명이다! 나머지 신족통, 천이통, 타심통이란 숙명통과 천안통의 다른 표현에 불과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육신통이란 결국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것을 말한다. 이를 도표로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S16:9 선(
禪
)과 최상의 지혜 경 (Jh
ānābhiñña-sutta))
신통 |
내용 |
시점 |
공간 |
시간 |
||
과거 |
현재 |
미래 |
||||
신족 |
어디든 간다. |
나 |
뛰어넘음. |
(○) | ○ |
|
해와 달을 손으로 만져; 시간 초월 아닐까? |
||||||
천이 |
거리에 무관하게 듣는다. |
나 |
뛰어넘음. |
(○) | ○ |
|
어디에든 가기에 들을 수 있다? |
||||||
타심 |
타인의 마음을 안다. |
나 |
뛰어넘음. |
(○) | ○ |
|
남의 마음을 완벽히 읽는다면 나와 남은 구분이 되는가? |
||||||
숙명 |
나의 전생을 안다. |
나 |
뛰어넘음. |
○ |
|
|
과거 경험을 통해 세상의 이치를 체득함. |
||||||
천안 |
모든 중생의 인과를 안다. |
모든 사람 |
뛰어넘음. |
○ | ○ | ○ |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서 세상의 이치를 알게 됨. |
||||||
누진 |
생각의 세상 (마음)에서벗어난다. |
무아 |
바로 지금∙여기에서 스스로 최상의 지혜를 경험하며 머문다. (diṭṭ heva dhamme sayaṃ abhiññā sacchikatvā upasampajja viharati.) |
제가 관심 있게 바라다 본 내용은 숙명통이다. 숙명통을 알기 위해서는 (전생을 체험하기 위해서는) 과거로 자유로이 갈 수 있어야 한다. 내가 남(과거의 나)이 되어야 하며 그것도 많은 다양한 역할의 나를 경험할 수 밖에 없다. 즉 하나가 여럿이 되고 나타났다 사라졌다 해야 한다. 그리고 한 사람이 겪은 다양한 경험을 관찰하기 위해서는 그 공간적인 장소는 계속 바뀌어야 한다. 즉 색계(지수화풍공)에 걸림이 없어야 한다. 이런 일이 발생하려면 내가 원하면 어디든 갈 수 있어야만 한다. 마치 아래 인용에서 묘사한 것과 같이… 특히 주목할 점은 ‘가부좌 한 채(palla
ṅ
kena)’란 표현이다. 이 표현은 신통이란 가부좌한 상태 즉 선정에서 느낀다는 표현이지 실재로 현실세계에서 물질적으로 나타난다는 말이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 왜 가부좌를 해야만 날 수 있다고 했을 지 생각해보시라.
S16:9 §12. 하나인 채 여럿이 되기도 하고 여럿이 되었다가 하나가 되기도 한다. 나타났다 사라졌다 하고 벽이나 담이나 산을 아무런 장애 없이 통과하기를 마치 허공에서처럼 한다.땅에서도 떠올랐다 잠겼다 하기를 물 속에서처럼 한다.물 위에서 빠지지 않고 걸어가기를 땅 위에서처럼 한다.가부좌한 채 허공을 날아가기를 날개 달린 새처럼 한다.저 막강하고 위력적인 태양과 달을 손으로 만져 쓰다듬기도 하며심지어는 저 멀리 범천의 세상에까지도 몸의 자유자재함을 발한다.
그런데 이 묘사에서 현대 과학을 아는 사람들은 ‘태양과 달을 손으로 만져 쓰다듬기도 하며’라는 표현이 어색할 것이다. 이 내용을 제가 생각하기에는 시간의 초월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이 아닌가 싶다. 마치 검은 쥐와 흰 쥐가 밤과 낮을 표현하듯이 달과 해는 세월을 뜻하는 것이 아닐까?
imepi candimasūriye evaṃmahiddhike evaṃmahānubhāve pāṇinā parimasāmi parimajjāmi
candimā : [m.] the moon
suriya: [m.] the sun
mahiddhika: [adj.] of great magical power [mahantī+iddhi]
[mahanta+ānubhāva] ānubhāva : [m.] power; splendour; majestic
pāṇi: [m.] the hand; the palm 手, 拳
parimasati:To touch, stroke
parimajjati: [pari + maj + a] strokes; rubs; polishes; wipes off or out
또한 ‘범천의 세상에까지도 몸의 자유자재함을 발한다.’는 표현도 이상하다. 몸이란 단어가 들어갔기 때문에 이 현상이 정신적인 현상이 아니란 말이 될 수도 있다. 그런데 문제는 범천의 세상은 무색계이고 몸은 색계에 있을 수 밖에 없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색계의 몸이 무색계 범천의 세상으로 가는 것은 아닐 것이다. 즉 무색계의 몸(정신적인 몸)이 무색계의 세상으로 갈 것이란 말이 된다. 참고로 우리 몸을 구성하게 해주는 음식(
āhā
ra 자양분)도 4식(네가지 음식)으로 나타난다. 이때 4식은 거칠거나 미세한 물질적인 자양분 (kabali
ṅkāro āhāro oḷā
riko), 접촉의 자양분 (phasso
āhā
ro), 주의 기울임(의도)의 자양분 (manosañcetan
ā āhā
ro), 의식의 자양분 (viññ
āṇa āhā
ro)으로 나타난다. 그리고 아마도 무색계의 몸을 이루게 해 주는 것이 접촉-의도-의식의 자양분일 것이다. (S12:11 음식 경)
어찌 되었든 이 부분의 팔리어 및 그 번역은 다음과 같다.
yāva brahmalokāpi kāyena vasaṃ vattemi.
vaso :and(vasaṃ) Wish, desire; will, authority, power, influence, control, mastership, ownership
vattemi «vatu(vattu)+ṇ
e+mi» vat 【
字根
I.】
存在(to exist)
‘저 범천의 세상까지 몸이 원하는 만큼 존재한다.’ 즉 ‘내가 가 볼까?’하고 마음 먹으면 간다는 말씀???으로 봐야 한다.
경전에서는 ‘마치 힘센 사람이 구부렸던 팔을 펴고 폈던 팔을 구부리는 것처럼’ 이라고 표현되는 것이 이 경우에 해당할 것이다. 이 부분의 팔리어 문장은 다음과 같다. (S55:18 및 다양한 경에 나타난다.)
seyyathāpi nāma balavā puriso samiñjitaṃ vā bāhaṃ pasāreyya, pasāritaṃ vā bāhaṃ samiñjeyya (S55:18 Devacārika-sutta)
nā
ma : (lit. 'name'): 'mind', mentality (명색의 명; 수상행식)
samiñjati : doubles up; moves; wavers, 行動, 彎曲; 移動
bāhā: [f.] the arm; a post; a handle
pasāreti : [pa + sar + e] stretchs out; spreads; holds out; offers for sale, 伸出
주목할 점은 n
āma balavā
puriso에 사용된 n
ā
ma이다. 정신이 강력한 사람??? 왜 n
ā
ma가 들어갔을까? 강한 사람이라고 이름 붙여진???
신족통의 상황이 이렇기 때문에 천이통이 가능한 것이다. 어디든 갈 수 있기에 그 곳에서 남이 하는 말을 들을 수 있다.한편 타심통의 경우에도 내가 '과거의 내'가 되었을 때 그 마음을 다 읽게 된다는 것이다. 이렇게 내가 겪은 수 많은 세월의 다양한 나를 경험하고 나니, 이제 비로서 현재의 나라는 존재가 옅어지게 된다. 우리가 ‘나라고 정의 내리는 것’은 내가 경험한 과거의 일과 그 일에 대한 평가이다. 언제 태어났으며, 부모님은 누구이고, 어느 학교를 다녔으며, 등등의 경험과 그 경험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것이 바로 오온인 것이다. 즉 색수상행식이다. 우리의 경험이란 색수상행이며 식은 그 경험에서 축적된 판단기준 및 그 판단기준으로 내 경험을 판단한 것이란 말이다. 그런데 무명에 휩싸여 현생의 나만이 “나”인줄 알았던 내가 과거 전생의 다양한 내 모습을 보고나니 더 이상 현생의 ‘나’만이 내가 아닌 것이다. 또한 무수한 관계에서 파생된 전생의 관계들을 다 관찰하고 나니 더 이상 현생에서 독립되었다고 생각하던 내가 사실은 과거 전생과 인과로 연결된 나였으며, 따라서 이 세상이 왜 이렇게 돌아가는지를 다 이해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나’의 경험을 통해서 나라는 존재가 옅어진다는 것이다. 내가 옅어지게 되니 나와 남 사이의 구분이 없어지게 되는 경지에 도달하게 되고, 그래서 남과 나의 경계가 사라지니 다른 사람의 마음마저 읽을 수 있게 되는 것이 타심통이 아닐까?
이렇게 되니 세상의 이치를 훤히 알 수 있게 되어서 나뿐만 아니라 남의 일도 다 아는 하늘의 눈을 갖게 되어서 천안통이 생긴다고 말할 수 있다.
한편 이렇게 마음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을 낱낱이 알게 되니 진리에 밝아지신 것이고 그에 따라 내가 세상의 이치를 몰라서(치) 잘못된 마음을 내던 탐욕이나 성냄(탐진)이 사라져 버릴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는 마음이 더 이상 과거로도 가지 않고 미래로도 향하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지금 여기에서 스스로 최상의 지혜를 경험하며 머물게 되는 것이다.
한편 관심 있게 볼 대목은 심해탈(cetovimutti
ṃ
)과 혜해탈(paññ
āvimuttiṃ
)이다. 심해탈이란 마음(citta)이 작용을 하지 않는 상태 즉 더 이상 ‘생각’이 일어나지 않는 상태(적정)를 뜻하고, 혜해탈이란 내가 무엇을 안다는 생각에서 벗어난 상태가 아닐까? 즉 불이 꺼진 닙바나(열반)의 상태에 들어있음을 표현한 것이다. 다시 말해 내가 나라고 생각하던 가치 판단의 기준들이 작동을 멈추니 따라서 생각이 멈추게 되었고, 그래서 더 이상 마음이 일어나지도 향하지도 않는 상태에 도달한 것을 이르는 것이 아닐까? 그래서 무위 (
無爲
asa
ṅ
khata)에 도달하게 된다. 더 이상 마음이 새지(
āsava 有漏
번뇌하지) 않는 상태에 도달한 것이다.
여래의 열 가지 힘도 ‘육신통의 다른 표현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여래십력이란 여래께서 가지고 계시는 열 가지 능력이다. 마지막 3개는 숙명통, 천안통, 누진통으로 육신통과 동일하다. 여래 십력을 도표로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A10:21 사자 경(S
īha-sutta))
내 용 |
비 고 |
조건을 조건으로 알고 조건이 아닌 것을 조건이 아닌 것으로 명백하게 안다. |
인과를 명백하게 안다. (천안통) |
과거, 미래 현재에 업의 조건 및 원인의 결과를 명백하게 안다. |
인과를 명백하게 안다. (천안통) |
모든 길이 어떻게 인도되는지를 명백히 안다. |
인과를 명백하게 안다. (천안통) |
단일한 계가 아니고 각각의 계로 이루어진 세계를 명백히 안다. |
인과를 명백하게 안다. (천안통) |
중생의 각각의 성향을 명백히 아신다. |
인과를 명백하게 안다. (천안통) |
존재나 다른 사람 사이의 (감각적인)기능의 우수함과 이해를 명백히 안다. |
인과를 명백하게 안다. (천안통) |
여래는 선정, 해탈, 삼매의 얻음과 오염원과 청정함이 일어나는 것을 명백히 안다. |
인과를 명백하게 안다. (천안통) |
수많은 전생의 갖가지 삶들을 기억한다. (숙명통) |
|
모든 중생의 인과를 안다. (천안통) |
|
생각의 세상에서 벗어난다. (누진통) |
|
위 정리 내용에서 알 수 있듯이 1~7 까지의 능력은 인과를 모두 아신다는 것이다 (연기법). 그 인과의 내용을 구분해서 알려 주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능력을 갖게 되신 것은 바로 숙명통 천안통을 거치시면서 세상의 이치에 대한 무명이 사라졌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한문 여래 십력
① 처비처지력(處非處智力), 도리와 이치가 옳고 그른 것을 다 아는 지혜의 힘,
② 업이숙지력(業異熟智力), 일체중생의 삼세 업보를 다 아는 지혜의 힘.
③ 정려해탈등지등지지력(靜慮解脫等持等至智力), 여러 가지 선정과 해탈과 삼매를 다 아는 지혜의 힘.
④ 근상하지력(根上下智力), 중생들의 근기가 높고 낮음을 다 아는 지혜의 힘.
⑤ 종종승해지력(種種勝解智力), 중생의 여러 가지 지해(知解)를 아는 지혜의 힘.
⑥ 종종계지력(種種界智力), 중생들의 여러 가지 경계를 다 아는 지혜의 힘.
⑦ 변취행지력(遍趣行智力), 여러 가지 행업(行業)으로 어디에 가서 나게 되는 것을 다 아는 지혜의 힘.
⑧ 숙주수념지력(宿住隨念智力), 숙명통으로 중생의 가지가지 숙명을 다 아는 지혜의 힘.
⑨ 사생지력(死生智力), 천안통으로 중생이 죽어서 태어날 때와 선한 곳과 악한 곳을 걸림 없이 다 아는 지혜의 힘.
⑩ 누진지력(漏盡智力), 온갖 번뇌와 습기를 영원히 끊어 없애는 지혜의 힘.
빨리어 여래 십력 (한문 경전과 순서가 다르다.)
① Idha, bhikkhave, tathāgato ṭhānañca ṭhānato aṭṭhānañca aṭṭhānato yathābhūtaṃ pajānāti. 處非處智力
② Puna caparaṃ, bhikkhave, tathāgato atītānāgatapaccuppannānaṃ kammasamādānānaṃ ṭhānaso hetuso vipākaṃ yathābhūtaṃ pajānāti. 業異熟智力
③ Puna caparaṃ, bhikkhave, tathāgato sabbatthagāminiṃ paṭipadaṃ yathābhūtaṃ pajānāti. 遍趣行智力
④ Puna caparaṃ, bhikkhave, tathāgato anekadhātuṃ nānādhātuṃ lokaṃ yathābhūtaṃ pajānāti. 種種界智力
⑤ Puna caparaṃ, bhikkhave, tathāgato sattānaṃ nānādhimuttikataṃ yathābhūtaṃ pajānāti. 種種勝解智力
adhimuttika: [adj.] bent on; attached to 信解의, 勝解의
⑥ Puna caparaṃ, bhikkhave, tathāgato parasattānaṃ parapuggalānaṃ indriyaparopariyattaṃ yathābhūtaṃ pajānāti. 根上下智力
paropariya:, parovara a. [para-avara] 上下的, 彼此的
⑦ Puna caparaṃ, bhikkhave, tathāgato jhānavimokkhasamādhisamāpattīnaṃ saṅkilesaṃ vodānaṃ vuṭṭhānaṃ yathābhūtaṃ pajānāti. 靜慮解脫等持等至智力
⑧ Puna caparaṃ, bhikkhave, tathāgato anekavihitaṃ pubbenivāsaṃ anussarati 宿住隨念智力 [宿命通]
⑨ Puna caparaṃ, bhikkhave, tathāgato dibbena cakkhunā visuddhena atikkantamānusakena satte passati cavamāne upapajjamāne hīne paṇīte suvaṇṇe dubbaṇṇe, sugate duggate yathākammūpage satte pajānāti 死生智力 [天眼通]
⑩ Puna caparaṃ, bhikkhave, tathāgato āsavānaṃ khayā anāsavaṃ cetovimuttiṃ paññāvimuttiṃ diṭṭheva dhamme sayaṃ abhiññā sacchikatvā upasampajja viharati. 漏盡智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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